삶은 자업자득인 듯 하다. 뿌린 만큼 거두기 때문이다. 작게는 생활전선에서 일한 대가를 받아 생활하는 것도 자업자득이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악을 행해 업을 쌓으면 후일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돌아온다는 성어다. 어쨌든 자업자득은 참된 삶을 위한 교훈적 의미를 담고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이 세상 이치이자 대인 관계의 기본이다.
어릴 때 어머니 말씀이 생각난다.
늘 조금 손해 본다는 마음으로 살면 편안하다고 하셨다. 당시는 평범하게 들렸으나, 어느 때부터 그 말씀이 금언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어머니는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라고도 하셨다.
그렇게 하면 마음의 평온과 선업이 쌓이게 마련이다.
업은 단기간에 이룰 수 없고, 단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꾸준히 쌓은 업은 당대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억겁의 세월이 흐른 후에 나타나기도 해 내세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무쌍한 세상, 살아가기 바쁜 세상에서 선업(善業)을 쌓는 것이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내 코가 석 자인데 선업이 당치않다고 할지도 모른다.
배부르고 여유로운 사람에게 해당된다고 강변하기도 한다. 생각건대 누구에게나 인생을 되돌아보는 때가 있다.
다만 그 시기가 이를 수도 있고 늦을 수도 있다.
그때쯤이면 나름의 인생관이 서고, 인생철학도 갖게 된다. 누구에게나 자업자득이란 성어가 와 닿게 마련이다.자업자득을 부르는 업은 선업과 악업으로 구분된다.
복덕을 가져오는 선업이란 참된 삶, 베푸는 삶, 참회의 삶이다. 반면에 나쁜 결과의 원인이 되는 것이 악업이다.
누구나 선업만 쌓기를 원하지만 눈앞의 이익만 좇다 보면 알게 모르게 악업을 쌓기도 한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인과응보라 했다.
업에서 비롯된 인과응보는 영원히 이어진다고 한다.
전생에서 지은 업에 따라 현생에서의 행복과 고행이 있고, 현생에서 지은 업에 따라 내세에서의 행복과 고행이 따른다고 했다. 즉 생사는 거듭되고 인과응보도 따라간다는 것이다.자신의 생을 관조해 보고, 자신의 업을 가늠해 보자.
전생의 업까지는 아니더라도 태어나서 지금껏 살아오면서 어떤 업을 쌓았는지 되돌아보자.
삶이 모두 선일 수 없고, 악일 수도 없다. 선악이 뒤섞여 있을 것이다.
선악을 저울질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남을 이롭게 한 선업과 남에게 해를 끼친 악업을 떠 올려 보자. 분명히 떠 오를 것이다.
후회 없는 삶을 산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선업만 쌓을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 보자.선업은 무엇보다도 베푸는 삶이다.
톨스토이의 단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떤 농가에 한 거지가 구걸하러 왔다.
농부의 밭에는 토마토, 오이, 가지 등 많은 열매가 있었다.
그러나 욕심이 많은 농부의 아내는 거지에게 썩어가는 마늘 줄기를 주었다.
배가 고픈 거지는 그것이라도 감사했다.
이후로도 농부 부부는 그 어떤 사람에게도 썩은 마늘 줄기 이상을 베풀지 않았다.
훗날 농부의 아내가 죽었을 때 그녀는 천사에게 천국으로 보내 달라고 애원했다.
천사는 그녀에게 마늘 줄기를 내밀었다.
그러나 그것은 썩은 것이었기 때문에농부의 아내는 천국으로 가는 중에 그만 줄이 끊어져 지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부러운 삶을 사는 이웃을 많이 보게 된다.
물론 자수성가한 경우 노력의 대가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전생의 업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오늘이 있기까지의 노력을 인정받게 된다.
본인도 전생의 업보다는 자신의 능력으로 이루었다고 믿는다. 그간 치른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영겁의 삶속에서 오늘은 한 순간일 뿐이고, 오늘의 성공은 그간 쌓은 업의 결과 즉, 자업자득(自業自得)을 떠 올린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발생하고 떠나간다.
지혜는 생각하는 데서 오고, 근심은 욕심에서 온다. 재앙은 탐심에서 오고, 허물은 경솔함에서 온다. 죄는 참지 못함에서 발생한다. 이렇듯 참된 삶은 선업을 가져오는 최고의 가치다.
손 원 수필가 webmaster@goryeongnews.com
